으로 고개를 돌리면 검은색과 주황색을 뒤집어 쓴 기관차가 보이기시작한다. 거대한 쇳덩이 바퀴에 브레이크 패드가 닳는 소리가 날린다 미처 기차가 서기도 전에 길다란 손잡이를 붙잡고 올라탄다 하지만 자리로 가지는 않는다. 자리에 앉지 않는다. 이윽코 느릿느릿 힘겹게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통로의 문에 매달려 바같 바람을 맞으면 간다. 자유를 느낀다. 자유..뭐가 그리 부자유스러워을까? 그 바람이 자유라는 건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도착하면 기차가 미처 서기도 전에 뛰어 내린다. 가끔은 그 뛰어내림의 시기가 너무 빨라 땅에 발이 닿자마자 넘어지기도한다. 휠거머니 펼쳐진 콘크리트 플랫폼 위로 아지랭이가 피어오르고 한여름 햇볕아래 달아오른 철로에서는 한증막의 열기가 피어올라 얼굴을 덮친다. 조금 비릿한 기름냄새도 같이 콧구멍을 덮는다. 해운대역은 고요하다. 특히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는 엄청 고요하다.여름의 한가운데서는 ..역에서 바닷가로 이어진 길은 장사치들과 사람으로 넘쳐난다. 기억에 어떤 사람이 맥주병을 꺠고..그 병으로 어떤 사람을 찌르려 하던 모습도 생생하다..싸움판이었다. 역앞에 광장이 있고..그 앞의 상점가 혹은 그렇게 말하기도 민망한 거리를 지나면 바닷가가 보이고 이내 발은 모래를 밟는다. 바다다.